2012. 8. 10.

'세계도시'로서 서울의 발전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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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출처 : http://news1.kr/photos/139481



세계화 과정에서 국가는 더 이상 경쟁의 단위가 아니다. 21세기는 다양한 활동단위가 지구를 무대로 경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령 서울의 경쟁상대는 부산이나 대전이 아니며, 거꾸로 대전의 경쟁상대는 서울이나 부산이 아니라, 이들 도시의 경쟁상대는 홍콩, 싱가포르, 도쿄이거나 상하이, 후쿠오카, 고베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한국의 경쟁력은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의 브랜드 가치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
일본의 지리학자 다카기는 (...) 오늘날의 세계화는 국민국가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가를 기본단위로 하여 국가간, 경제블록 간 연대가 깊어지며 중층적 국토공간으로 구성된 글로벌 공간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 결국 세계화시대의 국토공간은 불균형적 발전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세계화시대의 공간적 균형화가 경제의 지배, 종속관계와 인간의 이동패턴에서 보는 것처럼 국가적 차원이 아닌 지구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술한 다카기의 이론은 한국의 국가정책 역시 그와 같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입각하여 추진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라 이해될 수 있다.
세계화시대에는 국토의 균형발전이 더 이상 추구해야 할 이상적 목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는 지난 2002년의 대선과정에서 돌출된 수도이전공약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 수도이전 또는 수도분할의 명분이라 할 수 있는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도시로의 천도는 시대를 거스르는 정책인 것이다.

남영우, 2006, <세계도시론>, p.381~383




(...)필자는 세계도시 형성을 이해함에 있어서, 사센과 프리드만 등에 의해 제기된 '세계도시론'이 지니는 글로발주의 및 경제결정론적 인식론을 극복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자 한다. 즉 세계도시의 형성이 글로발한 규모에서 일어나거나 만들어진 경제적 구조나 과정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을 바탕으로 필자는 세계도시는 다양한 지리적 규모에서 작동하는 사회, 문화, 정치, 제도적 과정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과정 속에서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라는 '다규모적'인식론을 제시한다. 특히 여러 지리적 규모들 중에서 국가 규모에서 이루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적 과정이 세계도시 형성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필자는 세계도시라는 것이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지향해야 하는 어떤 목적 지점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특히 뉴욕, 런던 등과 같은 특정 도시를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들에서 묘사된 세계도시의 상을 향후 우리들이 추구해야 하는 세계화된 도시의 이상적인 형태인 것처럼 생각하면서, 세계도시 형성의 과정을 이론화하거나, 혹은 도시발전에 대한 정책 입안을 하는 것은 각 도시나 국가가 처한 역사성, 지리, 문화, 사회, 정치적 특수성을 무시하는 매우 위험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글로발주의'적 담론을 이용하여, 특정 방식의 세계도시 형성 작업이 세계화된 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상조하면서, 특정한 도시 및 지역정책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도 있는데,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다규모적 과정, 글로발과 로칼의 상호작용, 국가마다 상이하게 형성된 정치, 사회, 제도적 과정들로 인해 도시들의 세계화 과정은 모두 상이할 수밖에 없다. 도시들은 이러한 다양한 조건들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화 과정 속에서 우리가 사는 도시의 모습이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특정의 방향으로 변화해 버리는 것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우리를 포함한 다양한 행위자들과 사회적 관계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우리가 사는 도시가 세계화되는 양상을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할 수 있다.

박배균, 2005, 세계도시 형성의 다규모적 과정에 대한 연구-지리학논총





두 글은 동일한 주제를 놓고 논쟁한 것이 아니긴 하지만, '세계도시론'에 대한 상이한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세계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이해, 그리고 여러 세계도시 '형성'과정의 정치, 사회, 제도적 맥락을 이해하면 현재 서울시의 세계도시로서 발전 방향에 대한 발전적 의견을 내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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